스파클이라는 브랜드로 파워 서플라이 및 케이스를 국내 유통하고 있는 SPI 코리아에서 최근 ATX 2.0 규격을 만족하는 저소음에 시원스런 통풍성을 지닌 스파클 2.0 ATX-400PN 모델을 출시했다. 완성도 높은 내부 구성을 바탕으로 기존 사용자들로부터 안정적인 파워 서플라이라는 인정을 받아온 탓에 이번 신제품 역시 듀얼코어의 고성능 시스템에서도 제 능력을 거침없이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파워 서플라이의 외형적인 특징 중 하나가 컬러의 변화이다. 티타늄이나 니켈과 같은 재질을 일부 사용하거나 원색 계열의 컬러로 도장을 하고 이것도 모자라 코팅까지 하여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제품에 대한 성능 혹은 기능을 앞세운 마케팅에 한계점을 느끼자 이른바 파워에도 컬러 마케팅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파워 서플라이는 케이스 안쪽, 그것도 뒤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한번 장착하고 나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또 다시 보기가 어렵다. 물론 컬러 도장이나 코팅은 부식방지 등 내구성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는 하나 아쉽게도 필자 주위를 둘러보면 녹이 슬어 파워 서플라이가 못쓰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바 없으니 파워 서플라이를 알록달록하게 한들 이는 제품 가격 향상 요인만 될 뿐 그다지 유용함은 없다고 필자는 생각해 본다. 외형적인 유혹보다는 알찬 내부 구성이 더 중시되는 것이 파워 서플라이가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할 포인트가 아닐까(그렇다고 시중의 모든 알록달록한 파워가 뒤떨어지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스파클 2.0 ATX-400PN은 외적인 화려함은 없지만 속은 알찬 파워 서플라이라고 볼 수 있다.

스파클 2.0 ATX-400PN은 일반 스틸재질의 샤시를 사용하고 있다. 특별한 도장이나 코팅처리를 하지 않아 외형적으로는 일반 파워 서플라이와 차이가 없다. 다만 샤시는 깔끔한 절단 처리 등 완성도 높은 마무리가 돋보이며, 제법 튼튼해 보이기도 한다.

요즘 파워 서플라이를 선택할 때 주로 살펴보는 부분 중 하나가 냉각팬이다. 공기 배출로 인한 냉각 효과도 있겠지만 팬의 동작으로 인한 소음이 얼마나 적을까 따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스파클 2.0 ATX-400PN은 합격점을 주고도 남는다. 파워를 가득 채울 만큼 큰 120mm 크기의 대형 냉각팬이 케이스 내부의 열기를 빼 주기 때문이다. 팬의 크기가 크다 보니 아무래도 보다 적은 회전으로 많은 풍량을 일으킬 수 있고, 그만큼 발생되는 소음도 적다. 특히 팬의 위치가 배출부가 아닌 흡입부에 있어 사용자는 체감적으로 소음을 덜 느끼게 된다. 일상 생활에서 PC로 일반적인 작업을 할 때 120mm 팬이 동작하는지 조차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다만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케이스 안쪽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배출시키는 흡입형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사용하다보면 파워 서플라이 안쪽으로 먼지가 많이 쌓일 가능성이 높다. 대형 냉각팬 앞쪽으로는 그릴로 마감 처리하여 사용자의 안전이나 내부 부품에 대한 보호 기능을 하게 된다.

케이스 장착시 외부로 노출되는 후면부는 팬에 의해 흡입된 공기가 빠르게 배출될 수 있도록 최대한 넓게 설계되어 있다. 특히 공기 흐름에 최소한의 저항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육각형의 벌집 구조로 되어 있기에 120mm 대형 냉각팬이 만들어 낸 풍량도 거뜬히 소화해 낸다. 후면부 한쪽에는 AC 전원 커넥터와 전원 스위치, 그리고 입력 전압 선택 스위치 등이 위치한다.

다음으로 케이블의 구성을 보자. 길이는 50cm가 충분히 넘어 타워형의 케이스에서 최하단의 하드디스크 등 어떤 디바이스에도 전원 공급에 지장이 없다. 그리고 24핀 주전원 케이블은 망사로 처리되어 있어 조립시 케이블 정리에 도움을 주며, 사용 중에는 공기 흐름의 저항력을 감소시킨다. 망사 끝 부분은 수축 튜브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다만 이와 같은 케이블 리폼 처리는 메인 전원 케이블에만 적용되어 있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24핀 전원 케이블에만 망사 처리가 되어 있다.

스파클 2.0 ATX-400PN은 어떤 커넥터를 가지고 있을까? 우선 메인 전원부터 보기로 하자. 메인보드에 전원을 공급하는 주전원 커넥터는 최신 플랫폼에 따라 24핀을 지원한다. 그리고 기존의 메인보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조합형 24핀, 다시 말해 20핀+4핀 형태로 되어 있다. 20핀을 지원하는 메인보드라면 옆에 붙은 4핀 커넥터를 살짝 떼어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프로세서 전원 공급을 위한 12V 4핀 커넥터와 더불어 PCI Express용 그래픽 카드의 보조 전원 공급을 위한 6핀 커넥터도 함께 제공된다.

12V 4핀 커넥터와 더불어 PCI Express용 그래픽 카드의 보조 전원 공급을 위한 6핀 커넥터도 함께 제공된다.

그 밖에 SATA 하드디스크를 위한 전원 커넥터와 더불어 하드디스크/ODD를 위한 4핀 전원 커넥터는 6개, FDD를 위한 커넥터는 1개로 구성되어 있다.

하드디스크/ODD를 위한 4핀 전원 커넥터는 6개, FDD를 위한 커넥터는 1개로 구성되어 있다.

스파클 2.0 ATX-400PN의 내부 모습을 살짝 들여다보도록 하자. 몇 개의 나사를 풀어내고 안을 보면 아래 사진과 같다. 참고로 파워 서플라이에는 고압의 전기가 흐르므로 전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함부로 열지 말도록 하자.

첫 대면을 하는 순간 파워 서플라이 내부는 바로 ‘심플함’ 그 자체를 느낄 수 있었다. 이리 저리 연결되어 있는 케이블이나 들쑥날쑥한 컴포넌트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무언가 부족한듯한 느낌마저 든다. 히트싱크 역시 경쟁사 파워 서플라이와 비교해 작다. 아마도 효율적인 PCB 설계로 인해 내부 구조를 크게 개선하고, 발열 문제 또한 최소화시켜 보다 안정적인 파워 서플라이를 구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샤시 혹은 히트싱크와 맞닿는 부분은 쇼트(단락)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각각의 위치에 플라스틱 필름을 장착하였다. AC 입력단에는 EMI 필터를 장착하여 외부에서 유입되는 노이즈를 최소화시켰다. EMI 필터는 독특하게도 AC 커넥터 바로 앞쪽이 아닌, PCB 상에 위치하고 있다.

정류 콘덴서는 정격 400W 출력에 걸맞게 200V 820uF 용량의 것을 사용하고 있어 안정적인 동작에 기여를 한다.

DC-DC 변환을 위한 중앙의 변압부인 트랜스

스파클 2.0 ATX-400PN에는 ‘노이즈 킬러’라고 하는 팬 컨트롤러 회로가 내장되어 있다. 히트싱크에 별도의 PCB로 장착된 이 회로는 불필요한 냉각팬의 동작을 제어하여 소음을 최소화시킨다. 파워 내부의 온도에 따라 냉각팬의 RPM를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원리로 동작된다.

스펙을 통한 스파클 2.0 ATX-400PN의 출력치를 살펴보자. ATX 2.0 규격에 따라 +12V 출력은 듀얼로 공급되기에 최신의 듀얼코어 시스템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12V1과 +12V2는 각각 18A로 400W 파워 서플라이치고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출력이 됨을 알 수 있다. +3.3V와 +5V도 30A와 28A로 부족함이 없다. +12V에 대한 콤파운드 출력은 최대 348W이며, +3.3V와 +5V에 대한 콤파운드 출력은 150W이다.